일상

글또 10기 다짐글 - 비전공 자동차

kugorang 2024. 10. 13. 23:58

들어가며

얼마 전에 자동차를 샀다. 캐스퍼 일렉트릭이라는, 내가 좋아하는 차종인 캐스퍼가 드디어 전기차로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안그래도 경북 경산으로 이사를 간 나에게 엄청난 뽐뿌(?)가 와 자동차를 하나 마련하게 되었다.

캐스퍼 일렉트릭 - 아틀라스 화이트

캐스퍼는 온라인에서만 구매 가능했고, 빠른 배송을 위해 빠른 출고차에 있던 풀옵션(인스퍼레이션 모델)을 선택했었다. 하지만, 그 땐 몰랐다. 차량은 구매부터 공부를 많이 해야 할 줄은. 특히 전기차는 다양한 혜택들 덕분에 어느 하나 놓치지 않으려면 해당 혜택들을 많이 공부해야 했고, 현재도 공부 중이다.


글또 다짐글에 내 캐스퍼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약 1주 정도 지난 현재, 대구와 수원, 그리고 서울을 오가며 벌써 700km 넘게 운전을 했는데 차 안에서 여러 생각을 하며 "내 차"로 운전을 하며 느낀 감정이 내가 중학교 때 C언어로 코딩을 처음 배울 때 검은 화면에 흰 글씨로 "Hello World!"를 출력하던 느낌과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라떼는 Visual Sudtio 6.0으로 Hello, World!를 출력했었다.

 

특히 운전에 있어서, 아직은 "초보운전" 딱지를 붙여야만 도로에서 그나마 버틸 수 있는 자동차 운전 비전공자인 내가 도로 위의 수많은 운전자들을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글의 주제가 다짐글인만큼, 도로 주행과 신호 대기를 하며 하는 많은 생각들을 이 글에 정리하고자 한다.

 

호기심, 그리고 재미

먼저, 운전 연수를 9월 말까지 진행했었다. 그리고 하나 느낀 건 "운전은 재밌다"였다. 운전 면허를 취득할 때도 그랬었는데 도로 위에서 80km에 가까운 속도로 도심을 달리는 그 느낌 자체에서 오는 희열이 더 오래 운전하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했다.

 

그래서 차를 수령 받고 떨리는 마음으로 경산 시내를 운전하여 현재 위치하고 있는 대구대학교까지 안전 운전을 하고 캠퍼스 이곳저곳을 돌며 캠퍼스 투어도 해보고, 전기차 충전도 꽂아보고 차 용품 구매도 하는 등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이번 주말의 일정이었던 서울 DDP 어울림 광장에서 진행했던 메이커 페어 행사 전시를 위해 대구에서 서울로 오게 되었다.

과학에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었다.

이 행사 자체는 즐거웠지만 이로 인해 겪었던 운젠에 대한 재미는 어느덧 많은 두려움과 피곤, 그리고 공포로 바뀌었다.

 

인공지능의 도움

농담이 아니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교통 사고 직전까지에 간 적도 있었다. 현대차의 기술이 아니었다면 현재 교통사고 후유증을 겪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네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지만 지도를 잘 못봐서 경로를 이탈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네비게이션에서 언제부터인가 "경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라는 말이 나오는 걸보니 음성 안내 누님도 내가 안쓰러웠던 것 같다.


그나마 현대차에서 캐스퍼 EV에 추가한 많은 기본 사양 + 옵션이 나를 살려줬다. 특히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진짜 만드신 분에게 노벨 평화상을 드려야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고속도로나 시내에서 다양한 상황 속에 너무나 잘 활용하고 있다.


또한 흔히 어려움을 겪는 주차에서도 어라운드 뷰와 전후방 감지 센서 및 카페가 덕분에 주차를 1도 못해도 괜찮은 것이 너무 좋았다. 여기서 요즘 ChatGPT 등의 챗봇이나 Copilot 등의 인공지능 도움을 받는 프로그래머들이 문득 생각이 났다.

 

중요한 건 기본기

그래도 어딜가나 기본기가 중요한건 매한가지였다. GPT 모델의 챗봇들이 환각 증상을 가진지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은 오직 해당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알 수 있듯이, 자동차의 인공지능도 신호나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들은 어찌하지 못하여서 이 부분은 아직까지 사람이 잘 공부해서 대처해야 했었다.

 

도로에서 하나 더 느꼈던 건 도로교통법을 잘 알아야, 비상 상황 시에도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운전 연수에서 알려주지 않는 점들도 많았고 무엇보다 "초보 운전"을 부착하고 운전하는 것과 깜빡이 3번으로 미안함을 표시하는 것, 그리고 추월 차로와 주행 차로를 통해 고속도로에서 양보하는 문화 등을 통해 안전한 도로 주행을 할 수 있었던 경험도 이에 대한 예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초,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건 어느 분야에서나 통용된다는 것을 다시끔 느낀다. 그렇지만 이를 깨닫고 실천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어렵고 두려웠던 운전이 어느새 편하고 재밌어지는 순간이 왔기에 내 초심을 잃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의 경지에 오르면 이 또한 '사서 걱정이었다' 라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 때를 위해 하루하루 기초를 쌓아가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고, 그렇게 되기 위해 오늘도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728x90

마치며

이렇게 내 캐스퍼 EV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 글또 10기에 대한 다짐글을 쭉 작성해보았다. 요약해보자면, 사람마다 속도는 다르더라도 각자의 도착지가 정해져 있고 본인이 원하는 경로는 다르기에 남 눈치 보지 않되 사회의 흐름을 잘 타고 나만의 페이스로 초심 잃지 말기! 정도가 될 것 같다.


내 도착지는 이미 만 30세로 올해 초, 일찌감치 정해두었다. 중간에 글또를 포함한 많은 일들이 펼쳐질 것이고, 어쩌면 나는 또 그 일들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경로를 이탈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돌아간다 싶으면 U턴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더 경제적인 경로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자동차가 목적지에 도착하고 주차가 완료되면 주행거리 뿐만 아니라 전비, 그리고 남은 연료 등이 기록된다. 나도 남은 글또 기간 동안 나의 행적의 기록들 중 다른 분들의 내비게이션이 되어 내 글을 따라가다는, 어쩌면 이 글을 보는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 길로 안내하는 글을 이번 기수에 잘 써내려갔으면 좋겠으면 하는 바람을 적으며 글을 마친다.

728x90